로이터통신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준비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들 동맹은 우크라이나 침공의 책임을 물어 러시아와의 ‘항구적 정상 무역관계(PNTR)’ 종료를 선언하기로 했다.
PNTR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최혜국(MFN) 관세를 적용받는 관계다. PNTR을 박탈한다는 것은 러시아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된다. 관세가 붙는 상품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2020년 기준 러시아의 국가별 수출액 순위를 보면 네덜란드(2위·248억달러) 영국(3위·231억달러) 등 서방 국가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은행들도 ‘러시아 엑소더스(탈출)’를 선언하며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이날 러시아에서 사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JP모간은 “각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며 “러시아에서 어떤 신규 사업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말까지 국외 반출이 금지되는 200여 개 상품 목록도 발표했다. 목록에는 기술·통신·의료 장비, 운송 수단, 농기계, 전자기기 등이 포함됐다. 러시아 정부는 “이 상품들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회원국과 압하지야, 남오세티야 등을 제외한 모든 국가로의 반출이 금지된다”며 “러시아 시장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키이우 행정 당국은 부차 이르핀 호스토멜 비쇼로드 등 키이우 북부 외곽 도시가 함락 위기에 몰렸다고 밝혔다. 키이우 서북쪽 소규모 도시는 이미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폐허가 됐다. 키이우 서쪽 도시 지토미르의 병원 두 곳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피해를 봤다. 전투가 소강상태를 보였던 드니프로강 동쪽 전선에서도 새롭게 교전이 시작됐다. 듀드밀라 데니소바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 담당관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개시 이후 현재까지 어린이 71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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